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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문

by 이야기꾼 제제 2025. 2. 10.

    [ 목차 ]

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햇빛은 점심을 먹고 난 후 5교시,

선생님이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즈음 내 책상위로 쏟아지는 햇빛이다.

 

따끈한 빛은 내 몸을 노곤노곤하게 만든다.

그리고 창가 앞쪽 자리 A의 머리가 햇빛을 받아 갈색으로 빛난다.

선생님 목소리는 아웃되고, 내 머리속은 행복의 리듬이 가득하다.

 

오전수업인 2교시 체육시간에 뜀틀을 배치하기 위해 몇몇의 아이들이 협동하여 뜀틀대를 날랐는데,

A와 나는 다른 팀으로 뜀틀을 날랐다. 

그런데도 내 눈은 자꾸만 A를 쫒고, 이상하리만큼 A와 여러번 눈이 마주쳤다.

 

A도 나를 보고 있었던것이 틀림없다. 그러니 눈이 마주치지.

 

점심시간 매점을 갈때도, 꼭 나에게 와서 같이가자고 하고, 별것 아닌일에 내게 친절히 구는 A를 보며

나의 단짝 세명의 친구들은 난리가 났다.

나보다 더 난리다. 

 

"너 좋아한다니까"

"사귀는거야?"

"사귀자고 해봐. 왜 꼭 남자가 먼저해야하냐"

 

사귄다는게 뭔지는 모르지만 나는 지금이 좋다.

A를 생각하면 내 마음은 간질간질해진다.

햇빛이 쏟아지는 따뜻한 날,  볕을 쬐며 잔디에 누워있는 것처럼, 얼굴도 간질간질, 마음도 간질간질

 

단체활동을 하거나, 체육시간 잠깐 스치는 스킨쉽에 마음이 몽글몽글

 

서로 알고 있어도, 그냥 지금이 좋아서, 이 몽글몽글함이 사라질까봐 고백을 하고 싶지 않다.

이게 사귀는것보다 더 좋다. 

서로 너무 가까워지고 깊어져 흥미가 떨어지고 부담스러워지고 싸우는 것보다.

이 몽글몽글함을 더 오래 느끼고 싶다.

그렇게 나는 A의 썸녀로만 오래 남고 싶은데, 이런 마음이 비겁한걸까.

 

완성시키고 싶지 않은,  나만의 글같은 느낌..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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